로쉬 하샤나(ראש השנה, Rosh Hashanah)는 유대인의 새해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날을 기념하는 절기로, 흔히 "세상의 탄생일(Birthday of the World)"이라고도 불립니다.
5787년 로쉬 하샤나는 2026년 9월 11일(금) 해질 무렵에 시작하여, 9월 13일(일) 해가 진 후에 끝납니다.(히브리력으로는 티슈레이(Tishrei) 1일부터 2일까지입니다.)
로쉬 하샤나의 가장 중요한 의식은 쇼파르(숫양의 뿔 나팔)를 불고 하나님의 왕 되심을 선포합니다. 안식일과 겹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절기의 두 아침 모두 쇼파르를 불며, 일반적으로 회당에서 드리는 예배 중에 이 의식이 행해집니다.
성경은 이 절기를 '로쉬 하샤나(새해)'라는 이름보다 '일곱째 달 첫째 날'(민 29:1), '기념의 나팔절(זִכְרוֹן תְּרוּעָה, 레 23:24)', '나팔을 부는 날(יוֹם תְּרוּעָה, 민 29:1)'이라고 부릅니다. '로쉬 하샤나(새해)'라는 명칭은 후대 유대 전통에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유대 전통에서는 '기념의 나팔'을 하나님의 언약과 긍휼을 기억하며 하나님 앞에 자신을 돌아보는 부르심으로 이해합니다. 이러한 의미는 창세기 21장에서 "여호와께서 사라를 기억하셨다"(창 21:1)는 말씀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또한 로쉬 하샤나에 울려 퍼지는 쇼파르는 회개를 촉구하는 동시에, 모리아 산에서 하나님께서 이삭 대신 예비하신 숫양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긍휼과 구원을 바라보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로쉬 하샤나의 전통적인 명절 음식으로는 건포도가 들어간 둥근 할라(Challah) 빵과 꿀에 찍어 먹는 사과가 있습니다. 또한 달콤한 새해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여러 상징적인 음식들도 함께 먹습니다.
그 밖의 전통으로는 저녁에 명절 초에 불을 밝히는 것과, 절기 동안 창조적 노동(일상적인 작업)을 삼가는 것이 있습니다.
로쉬 하샤나는 10일 후에 이어지는 욤 키푸르(Yom Kippur, 속죄일)와 함께 야밈 노라임(Yamim Nora'im, '경외의 날들' 또는 '대축일(High Holidays)')에 속하는 절기입니다.
로쉬 하샤나 첫째 날의 토라 본문은 족장 이삭의 탄생을 중심으로 합니다. 본문은 "여호와께서 사라를 기억하셨다"(창 21:1)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탈무드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로쉬 하샤나에 사라를 "기억하시어" 그녀에게 아들을 주시는 은혜를 베푸셨다고 전합니다.
이 본문에서는 또한 이스마엘이 이삭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아브라함의 집에서 내보내지는 사건과, 아브라함과 블레셋 왕 아비멜렉 사이에 맺어진 언약도 함께 다룹니다.
90세의 나이가 된,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했던 사라가 하나님의 기적으로 아들을 낳았습니다. 하나님의 명령대로 그 아이의 이름은 이삭이라 불렸으며, 이삭은 태어난 지 여드레 만에 할례를 받았습니다.
사라는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을 크게 기뻐하며 외쳤습니다. "사라가 자식들에게 젖을 물리게 될 것이라고, 누가 아브라함에게 말할 엄두를 내었으랴?"
이삭이 젖을 뗀 날, 아브라함은 큰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그때 사라는 자신의 여종 하갈에게서 태어난 아브라함의 장자 이스마엘이 부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에게 하갈과 이스마엘을 집에서 내보낼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사라의 말을 따르라고 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삭에게서 태어나는 사람이 너의 씨가 될 것이다."(12절)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스마엘 역시 아브라함의 자손이므로 그의 후손도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보냈고, 그들은 광야를 떠돌다가 물이 모두 떨어졌습니다. 이스마엘이 갈증으로 죽어가던 순간, 천사가 하갈의 눈을 열어 우물을 보게 했고, 그녀는 그 물을 길어 이스마엘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스마엘은 광야에서 성장하여 뛰어난 활쏘는 사람이 되었고, 후에 이집트 여인과 결혼하였습니다.
그 후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찾아와 앞으로 삼 대에 걸쳐 서로 해하지 말자는 언약을 제안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에 동의했지만, 먼저 자신이 판 우물을 아비멜렉의 종들이 빼앗은 일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아비멜렉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고, 아브라함은 언약의 증표로 양과 소를 그에게 주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또 암양 일곱 마리를 따로 떼어 놓았습니다. 그는 이 일곱 마리의 암양을 자신이 그 우물을 팠다는 증거로 받아 달라고 아비멜렉에게 말했습니다.
그 후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또는 과수원)를 심고, 거기에서, 영생하시는 주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예배를 드렸습니다.
민수기 29장에서는 로쉬 하샤나에 성전에서 드려야 할 절기 제사를 기록합니다. 번제와 속제, 전제(포도주 제물), 소제(곡식 제물), 기름을 곁들인 제물 등 명절에 드려지는 여러 희생제사의 규례가 소개됩니다.
창세기 21장에서 하나님께서는 사라를 기억하시고 약속의 아들 이삭을 주셨습니다. 하프타라에서는 불임의 여인이었던 한나를 기억하시고 사무엘을 허락하십니다. 두 본문은 모두 "하나님께서 기억하신다"는 로쉬 하샤나의 핵심 주제를 보여 줍니다. 새해는 우리의 결심보다 언약을 기억하시고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으로 시작됩니다.
둘째 날에는 이삭의 결박(Akedah) 사건을 읽습니다. 이는 유대 전통에서 아브라함이 받은 열 가지 시험 가운데 마지막이자 가장 큰 시험으로 여겨집니다. 오늘날에도 로쉬 하샤나 아침 예배에서 이 본문을 읽으며, 아브라함의 믿음과 순종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긍휼을 구합니다.
본문의 마지막은 훗날 이삭의 아내가 될 리브가의 탄생으로 마무리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아들 이삭을 모리아 땅으로 데리고 가서 하나님께서 지정하시는 산에서 번제로 드리라고 명령하셨습니다.(이 산은 훗날 예루살렘 성전산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아브라함은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나 이삭과 필요한 준비물을 가지고 길을 떠났습니다. 사흘째 되는 날 아브라함은 멀리서 그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두 종을 남겨 두고 이삭과 둘만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삭이 물었습니다. "불과 나무는 있는데 번제할 어린양은 어디 있습니까?" 아브라함은 대답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번제할 어린양을 준비하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장소에 도착한 아브라함은 제단을 쌓고,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아브라함이 칼을 들어 아들을 잡으려는 순간, 하나님의 천사가 그를 멈추며 말했습니다. "네가 네 외아들까지도 아끼지 않았으니 이제 내가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안다."
아브라함은 근처 수풀에 뿔이 걸린 숫양을 발견하여 이삭 대신 하나님께 번제로 드렸습니다. 그는 그곳의 이름을 "여호와 이레(여호와께서 준비하신다)"라고 불렀습니다.
이 시험을 통과한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는 다시 큰 복을 약속하셨습니다. "네 자손을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겠다." 이후 아브라함과 이삭은 브엘세바로 돌아왔습니다.
이 모든 일이 있은 후 아브라함은 자신의 동생 나홀의 아내 밀가가 여러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아들 가운데 브두엘이 있었고, 브두엘은 훗날 리브가의 아버지가 됩니다. 리브가는 장차 이삭의 아내가 될 하나님의 예비하신 배우자였습니다.
둘째 날에도 민수기 29장에 기록된 로쉬 하샤나의 성전 제사를 봉독합니다. 여기에는 절기에 드려야 하는 번제와 속죄제, 전제와 소제 등 하나님께 드리는 다양한 희생제사의 규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은 사랑하는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드려야 하는 가장 큰 슬픔과 시험을 경험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의 순종을 받으시고 생명의 길을 예비하십니다. 하프타라에서는 라헬이 자녀를 위해 우는 눈물이 등장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네 장래에 소망이 있다"고 약속하시며 백성의 회복을 선언하십니다. 아브라함의 눈물은 순종으로, 라헬의 눈물은 중보로 이어지고, 하나님은 두 눈물을 모두 소망과 회복으로 바꾸시는 분이심을 보여 줍니다.
성경에서는 이 절기를 '로쉬 하샤나'라고 직접 부르지 않습니다. 토라는 '일곱째 달 첫째 날'(민 29:1), '기념의 나팔절'(레 23:24), '나팔을 부는 날'(민 29:1)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합니다. '로쉬 하샤나(새해)'라는 명칭과, 이 날을 세상의 창조와 아담의 창조를 기념하는 날로 이해하는 전통은 미쉬나와 탈무드 시대를 거치며 유대교 안에서 정착되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발전은 성경 절기의 의미를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와 통치, 언약과 심판, 회개와 소망이라는 성경적 주제를 더욱 풍성하게 기념하기 위한 유대 공동체의 신앙적 해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절기 동안 말씀을 읽고 묵상 중 떠오르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길 것을 기록해 보세요.